전기차·5G가 주목하는 ‘GaN·SiC’ 반도체… SK, 시장 선점에 사활 걸었다
GaN·SiC 반도체,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
연평균 60% 성장하는데 선점 기업 없어
소재·설계·생산 빠르게 확보하려는 SK
적극적인 투자와 M&A로 몸집 불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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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소속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반도체로 알려진 질화갈륨(GaN)과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시장 기대성장률이 연평균 60%에 달하지만, 아직 선점 기업이 뚜렷하지 않아 소재부터 설계, 생산에 이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빠르게 만들면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차세대 반도체는 인공 화합물을 소재로 써 기존의 단일원소를 사용하는 기존 반도체에 비해 전력효율이 월등히 높다는 특성을 지녀 전기차, 5세대 이동통신(5G)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1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소속이자 국내 유일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 기업 SK실트론은 최근 영국 웨이퍼 제조업체 IQE와 협력해 GaN 웨이퍼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GaN 웨이퍼를 만들려면 기존의 웨이퍼 위에 특수 막을 추가로 올려야 하는데, IQE는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고 있다. SK실트론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방부가 추진하는 ‘엑스밴드 질화갈륨(GaN) 반도체 초고주파 집적회로 국산화’ 과제에도 참여 중이다.
앞서 지난 2020년 SK실트론은 미국에 있는 기업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산업부·국방부 국책과제에서도 GaN뿐 아니라 SiC 관련 과제도 수행하고 있다. SK실트론은 두 분야에 약 1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1차 투자격인 미국 베이시티 공장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장에서 늦어도 올해 연말쯤에는 6인치(150㎜) SiC 웨이퍼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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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는 기존 웨이퍼 소재인 실리콘(Si)에 탄소(C)를 결합해 만든 인공물이다. 기존 단일원소인 실리콘(Si) 웨이퍼와 비교해 두배 높은 온도(400℃)와 전압을 견딘다. 또 전자이동이 손쉬워 이 웨이퍼로 만든 전력반도체는 전력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전기차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GaN 또한 질소(N)와 갈륨(Ga)을 섞어 만든 인공 화합물이다. 이 소재로 웨이퍼를 만들면 고온 내구성이 높아지고, 에너지와 에너지 사이의 빈공간(밴드갭)이 넓어 전자 이동속도가 빨라 효율이 기존보다 75% 월등하다. 5G용 무선주파수(RF) 통신칩이나 무선가전의 고속충전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SK그룹은 예스파워테크닉스라는 SiC 전력반도체 기업도 지난 6월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 회사는 SiC 핵심 단위 공정과 일괄 공정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 SK그룹은 지난해 1월 268억원을 투자해 지분 33.6%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 12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95.81%까지 높였다.
예스파워테크닉스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SiC 제품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서비스 중이다. 이 회사와 산업부 국책과제를 함께 수행하고 있는 SK실리콘, RFHIC(GaN 트랜지스터 양산기업)이 최근 화합물 반도체 조인트벤처(JV) 논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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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최근 인수한 8인치(200㎜)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는 GaN 개발에 착수했다. 내부에 와이드밴드갭(WBG) 연구 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SiC나 GaN 등 화합물 반도체의 특성이 넓은 밴드갭이라는 걸 고려하면 본격적인 GaN 사업에 나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SK그룹이 차세대 반도체에 사활을 건 이유는 높은 성장성에 있다. SiC의 경우 최근 전기차 탑재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데, 현존 전기차의 3분의 1이 SiC 전력반도체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ST마이크로, 독일 인피니언, 미국 울프스피드, 일본 로움, 미국 온세미컨덕터가 매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으나, 초기 시장으로 분류돼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자동차용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올해 매출 10억6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2024년 20억달러(약 2조85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2025년 31억6600만달러(4조5100억원), 2026년 40억달러(약 5조7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욥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시장은 지난해 시장 규모가 1억2600만달러(약 1795억원)에 불과했으나, 2027년 20억달러(약 2조8500억원)로 6년간 15배 성장이 예상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59%에 달한다. 욥디벨롭먼트는 “북미, 유럽, 중국 등에서 새로운 업체들의 GaN 소자 시장 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업계가 전력효율 향상에 중점을 두면서 주요 반도체 소자업체들도 데이터통신 시장 내 GaN 제품 공급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원문보기링크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2/10/13/FEJNDHMRTBEBBPRGSAUYOOZ6Z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