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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삼성 주총 안건, 아쉽다…현대차는 개선"

오팔86 2019. 3. 17. 14:34
삼성전자, 사외이사 독립성 논란·전자투표제 미도입
김상조 "현대차그룹 사외이사 후보는 충분한 자격"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과 현대자동차 (121,500원▲ 2,500 2.10%)그룹의 주주총회와 관련해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삼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박한 평가를 내린 반면, 현대차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개방성, 독립성 차원에서 의미있는 개선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삼성의 주주총회 안건 등을 두고 "이해는 하지만 아쉽다"고 말했다. SK (274,000원▲ 5,500 2.05%), 신세계 (300,000원▲ 7,500 2.56%), POSCO (262,000원▲ 5,000 1.95%), CJ (127,000원▲ 3,500 2.83%),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 그룹들이 전자투표제 도입, 주주 권익 보호, 사외이사 독립성 및 기업 지배구조 등과 관련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는 가운데 삼성도 이와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주총시즌 안건들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대형 상장사나 상위그룹 계열사들은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인 방향성을 보였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삼성그룹이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의미에서 아쉬움이 좀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각) 韓·獨 양자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주주총회 시즌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삼성, 사외이사 독립성 논란·전자투표제 미도입 아쉬워"


삼성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아쉽다'는 발언은 삼성전자 (44,000원▲ 150 0.34%)가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사외이사 일부가 독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과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김한조 전 하나금융지주 (37,850원▼ 150 -0.39%)부회장,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신규선임하는 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는데, 이들 중 박 전 장관과 안 교수의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장관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1996년부터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자료에 따르면 학교법인 성균관대학 및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삼성그룹 소속 공익법인으로 분류된다.

지난 15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공개한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사전공시 내역을 보면, ‘캐나다의 국민연금’ 격인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CPPIB)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투자공사(BCI)는 삼성전자가 올린 이사회 의안 중 박 전 장관의 사외이사 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비슷한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안 교수는 삼성전자의 특수관계법인(호암재단)으로부터 보수 이외의 대가를 받아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적 업무 수행이 어렵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안 교수는 사단법인 라파엘인터내셔널 이사장을 맡아 외국인 노동자 무료 진료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고,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사회봉사상 부문으로 호암상(상금 3억원 및 순금 50돈 메달)을 받은 바 있다.

올해 13개 집단 소속 21개 상장사가 전자투표제를 신규 도입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도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전자투표제가 시행된 이후 9년째 도입을 검토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액면분할을 하면서 주주구성이 많고 다양해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빌딩 5층 다목적홀에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인데, 평일이라는 시간적 제약과 공간적 제약 등으로 많은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 시·공간적 제약을 일부 해결해줄 수 있다.

◇"현대차, 사외이사 독립성 등 개선"

김 위원장은 삼성과 달리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208,000원▲ 8,000 4.00%)등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과거 한국은 기업 입장에서 유리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곤 했지만, 이번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시장에서 후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해 후보를 제안해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며 "회사측 제안 후보나 엘리엇 추천 후보를 개별적으로만 본다면 다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 후보 및 배당 규모 확대 등을 두고 오는 22일 열리는 주총에서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표 대결을 해야 한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 로버트 크루즈 카르마오토모티브 최고기술경영자(CTO)와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전 ZF 아시아퍼시픽 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고, 현대모비스는 칼 노이먼 전 오펠 CEO와 브라이언 존스 아르케고스캐피털 공동대표를 추천했다.

또, 엘리엇은 현대차 사외이사로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밸러드파워시스템스 최고경영자(CEO)과 존 류 베이징사범대 투자위원회 위원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을 추천했고, 현대차는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前)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를 추천했다.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 중 매큐언 밸러드파워시스템스 CEO는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 현황, 핵심 기술 등의 기밀 정보를 모두 들여다볼 수 있어 논란이 됐다. 밸러드파워시스템스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 생산·판매하는 캐나다 업체다. 존 류 베이징사범대 투자위원장도 ICT 분야 경력이 통신사업 부분에 집중돼 자동차 관련 ICT 사업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14일 "엘리엇 추천 후보는 이해 관계가 상충할 수 있다"며 현대차 추천 후보 3명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양대 자문사 중 하나인 글래스 루이스와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엘리엇의 제안에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배당 규모에 대해서는 "시장은 엘리엇이 무리한 카드를 내놨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은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등 총 7조원에 육박한다.

실제로 국민연금과 ISS·글래스 루이스 등 글로벌 자문사,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플로리다연금(SBA of Florida), 캐나다연금(CPPIB),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등도 배당과 관련해서는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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