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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46세에 물러난 구글의 두 아버지...전문경영인 피차이 '실리콘밸리 최고 권력자'로

오팔86 2019. 12. 4. 18:22

실리콘밸리 차고에서 창업한 학생 페이지⋅브린, 21년만에 경영일선서 물러나
인터넷산업 지형도 변화...플랫폼 비즈 중심에서 AI⋅양자컴퓨팅으로 이동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46)와 세르게이 브린(46)이 구글 경영에서 손을 뗐다. 1995년 스탠퍼드대학에서 검색 엔진 ‘구글’을 만든 지 24년, 이를 기반으로 실리콘밸리 차고에서 창업한지 21년 만의 일이다. 래리 페이지가 맡고 있던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는 한 살 위의 전문경영인 순다르 피차이(47) 구글 CEO가 맡게 됐다.

IT 업계에선 구글을 필두로 세계 기술 업계를 호령했던 인터넷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길목에서 부가 수익을 얻는 플랫폼 비즈니스 중심의 인터넷 산업 1막이 저물고, 양자컴퓨팅·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새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이 최고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는 관측이다.

 

46세에 물러난 ‘구글 아버지들’... "인터넷 패러다임 시프트"

‘구글의 아버지’로 불리는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3일(현지 시각)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사람은 스탠퍼드대학 대학원생으로 만나 1995년에 검색 엔진 구글을 개발했다. 이어 1998년 기숙사에 있던 서버를 실리콘밸리 차고로 옮겨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구글 공동설립자 세르게이 브린(왼쪽)과 래리 페이지. /AP연합뉴스

 

 

지난 2015년 구글이 지주회사 알파벳 체제로 회사 구조를 변경하면서 래리 페이지는 알파벳의 CEO,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의 사장을 맡아왔다.

두 사람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오랫동안 회사 경영에 깊이 개입하는 엄청난 특권을 누렸지만, 이제는 매일 잔소리하는 부모가 아니라, 옆에서 조용히 충고해주고 보듬어주는 부모의 역할을 맡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순다르와 정기적으로 계속 대화하고, 특히 우리가 열정을 느끼는 주제들에 대해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알파벳의 최대의결권을 가진 주주로서 이사회에 남아 회사의 중요한 결정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브린이 맡아왔던 알파벳의 새 사장직은 없어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20대이던 2001년에도 실리콘밸리 인사 에릭 슈미트를 CEO로 영입한 적이 있다. 슈미트는 지난 6월 알파벳의 이사회를 떠났다.

두 사람의 용퇴에 현지 IT 업계도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직접 창업해 일군 회사의 경영권을 46세에 친인척도 아닌 전문경영인에 넘겨주는 게 흔치 않기 때문이다. 1999년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이 이사회 의장직을 지난 9월 전문 경영인인 장융 알리바바 CEO에 넘길 때도 글로벌 IT 업계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렸었다. 마윈의 나이 55세이자 창립 20주년에 맞춰 내린 결정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순다 피차이에게 알파벳 경영 책임을 넘기는 건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구글은 아마존의 온라인 광고 사업 시작, 반(反)경쟁적인 행위에 따른 규제 당국의 조사 등으로 올해 치열한 위협에 직면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면서 구글이 최고경영진 교체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양자컴퓨팅·인공지능(AI) 등 새 시대의 변화 흐름에 맞추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알파벳은 보도자료 첨부 사진으로 순다르 피차이 새 알파벳 CEO가 양자컴퓨터 앞에 서 있는 사진을 배포했다.

실리콘밸리 전문 IT 매체 더밀크의 손재권 대표는 "구글 1기의 상징적 순간은 1998년 두 창업자가 허름한 PC 앞에서 사진을 찍은 순간이었다. 2기는 순다르 피차이 CEO 사진이 대변하는 능력주의, 이민자정신, 다양성, AI, 양자컴퓨터가 될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대하는 태도와 습관이 바뀌었기 때문에 향후 20년은 인터넷 사업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순다르 피차이 신임 알파벳 CEO가 구글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앞에 서 있다. /구글

 

 

피차이 실리콘밸리 최고 권력자로… 인도계, IT 패권 쥐나

"그와 15년을 함께 일했다. 알파벳을 세운 이후 우리가 그보다 더 의존한 사람은 없다. 구글과 알파벳을 미래로 이끌 더 좋은 인물도 없다"

페이지와 브린이 서한에서 피차이에 대해 내린 평가의 일부다. 이번 인사 이동으로 순다르 피차이는 구글 CEO와 알파벳의 CEO를 겸직하며 시가총액 9000억달러(약 1075조원) 규모 기업집단을 이끄는 실리콘밸리 최고 권력자로 등극했다. 2004년 구글에 합류한 인도계 엔지니어 순다르 피차이는 그 능력을 지속적으로 인정받아 왔다.

특히 웹브라우저 ‘크롬(Chrome)’의 대중화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Android)’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차이는 인도 공과 대학을 졸업한 후 스탠퍼드대학과 와튼 스쿨에서 학위를 받았다. 크롬 부문 수석 부사장, 안드로이드 부문 수석 부사장, 제품(product) 부문 수석 부사장 등 요직을 거쳐 지금처럼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꾼 2015년부터 구글 CEO를 맡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조선DB

 

 

알파벳은 알파벳 철자 앞글자(A~Z)에 해당하는 다양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안드로이드(Android), IoT(사물인터넷) 업체 네스트(Nest), 소셜 기반 내비게이션 업체 웨이모(Waymo), 유튜브(Youtube) 등이 대표적이다.

순다르 피차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CEO인 사티아 나델라, 어도비 CEO인 샨타누 나라옌 등과 함께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성공한 인도계 경영 자로 꼽힌다. 일찌감치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인도 출신 엔지니어들이 성장해 현재 글로벌 테크 업계 패권을 쥐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검색 엔진 라이코스 CEO를 역임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인도 유학생은 본국보다 미국에 남아 취업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언제가는 애플과 페이스북도 인도계가 이끌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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