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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못받는 항공 제조업체들 "이대로면 제조 기반 무너질판"

오팔86 2020. 5. 12. 05:15

국내 항공 부품 제조업체들, 비대위 꾸려 정부 지원 촉구
"퇴직 신청은 기본, 폐업도 줄이어… 정부 항공 지원안엔 제조 부문 빠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로 전세계 여객기가 뜨지 못하면서 항공기 부품 제조업까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경남 사천 지역에 몰려있는 항공 부품 제조업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사천상공회의소와 진주상공회의소는 항공 부품 제조업을 ‘7대 기간산업’과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시키고 사천시를 ‘고융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건의문을 항공 부품 제조업체 50여곳과 함께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황태부 항공제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그간 항공사와 조업사들의 어려운 상황은 많이 알려졌으나 항공 부품 제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며 "대다수 업체가 직원들에게 퇴직 신청을 받거나 폐업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작 정부 지원안에는 항공산업의 근간이 되는 제조 부문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경남 사천의 항공우주산업(KAI) 내부 전경. 항공기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경남도 제공

 

 

실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정부가 내놓은 항공 산업 지원안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사들과 항공조업사, 공항공사 등에 대한 지원책이 포함됐으나 항공제조업체에 대한 지원책은 언급되지 않았다.

항공제조업 비대위에 따르면 국내 항공제조업 매출의 65%가량은 경남 지역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사천 지역에 몰려있는 항공 부품 제조업체 50여곳의 매출은 이미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숙련 근로자들마저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사천시의 한 항공 부품 제조사 대표는 "지난 3월부터 주문이 뚝 끊겨 직원 30여명이 한 달 넘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책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포함한 항공 부품 제조업계는 미국 보잉사의 B737 맥스 생산 중단에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1분기보다 매출액이 70% 이상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항공제조업 비대위는 항공지상조업과 항공서비스업에 집중돼 있는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항공 부품업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현재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혜택은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나오는 고용유지지원금뿐"이라며 "하도급을 받아 조업하는 국내 항공 부품 제조업체들의 특성상 원청업체인 항공사와 항공제조업체들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불안한 고용 상태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항공 부품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천시의 특성을 고려해 대규모 실직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근 지역을 산업위기 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선정되면 기업과 소상공인은 정부로부터 금융 우대·세금 납기 연장 또는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기현 사천상공회의소 회장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항공 부품 제조 산업을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면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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