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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지 말라는 거냐"... 고강도 거리두기 장기화, 벼랑 끝 몰린 자영업자들

오팔86 2020. 8. 28. 21:45

서울에서 10년 넘게 노래방을 운영해온 김모(48)씨는 "코로나 때문에 더이상 장사를 못하겠다"며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김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된 지난 16일 이후 노래방은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면서 "임대료 같은 운영비는 그대로 나가고 있어 죽을 맛"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울 신촌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51)씨도 코로나 사태 이후 누적된 적자에 폐업을 생각하고 있다. 박씨는 "최근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식당을 찾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사태로 손실만 매달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3단계로 격상될 경우 가게 보증금이라도 건지려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명동의 일부 점포들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기사와는 무관) /연합뉴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2단계 거리두기 시행 만으로도 경제적 타격이 큰 상황인데 최고 방역 조치인 3단계(10인 이상 실내외 모임 금지)로 격상될 경우 "장사를 접고 문을 닫아야 할지 걱정"이라며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는 2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일주일 더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대신 코로나 재확산이 심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3단계에 가까운 강도높은 대책을 발표했다.

30일 0시부터 다음달 6일 밤 12시까지 8일간 수도권의 음식점과 제과점은 밤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고, 이후 시간에는 포장과 배달만 해야 한다. 카페는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실내 취식이 금지되고,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또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같은 실내체육시설에 대해선 10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실시한다. 학원의 경우에도 비대면 수업만 허용하고 독서실과 스터디카페에도 10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로 인해 전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640만명 중 48%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이들은 극심한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문제는 일주일 뒤다. 그때도 확진자 수가 줄지 않으면 지금보다 강도가 높은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10인 이상의 모든 실내외 모임이 제한되고 공공·민간기관은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전원 재택근무에 들어가게 된다. 피트니스, 식당, 카페, 목욕탕, 상점 등 모든 자영업 업소에서 사실상 장사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3단계 격상 가능성을 두고 "한번에 10명 이하의 손님을 받으면 이익이 남지 않아 임대료와 직원 월급도 주기 힘들 것 같다"는게 자영업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들 사이에서는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정부가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 영등포의 한 찜질방 업주는 "한번에 10명만 입장시키라는 건 손해보고 영업을 하라는 건데, 장사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며 "정부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의 한 카페 사장은 "당장 이번주 일요일부터 포장 손님만 받게되면 가뜩이나 월세도 비싼데 매출이 급감할까 걱정"이라며 "일주일 뒤 3단계로 격상되면 폐업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3단계까지 적용되면 재난지원금 같은 경기부양책도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활동 자체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소비 촉진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3단계 격상과 재난지원금 카드를 동시에 쓰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줄타기’를 신중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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