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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가이드
‘억 소리’ 나는 수납장·식탁 ‘불티’… 가구도 명품 ‘보복소비’ 열풍 본문
최상위 가구 브랜드 ‘죠르제띠’… “상담 예약 상당 수”
수 천만 원 침대 ‘카르페디엠베드’ 매출 455% 증가
코로나19 속 가구도 ‘명품’ 수요 증가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 원을 호가하는 가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명품 홈퍼니싱(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집안을 꾸미는 작업)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가구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죠르제띠’의 책상 '에라스모(ERASMO)', '흔들의자 ‘무브’. /현대리바트 제공
31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지난 26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4층과 판교점 8층에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죠르제띠(GIORGETTI)’ 매장을 열었다.
1898년 설립된 죠르제띠는 명품 가구 중에서도 최상위 명품으로 꼽히는 브랜드다.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죠르제띠는 최상급 호두나무(카날레토 월넛)를 활용해 기하학적인 곡선의 원목 제품을 100% 주문 생산 방식으로 만든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최소 3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에서 수십년 간 가구를 만들어온 장인도 죠르제띠 가구의 외관은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겠지만, 내구성까지 같은 수준을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한다”며 “VIP고객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미 상담 예약이 상당 수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 브랜드의 주력 상품군인 의자, 수납장, 책상, 소파 등 판매 가격은 1500만 원대부터 시작된다. 대표 제품으로는 8000만 원대 책상 ‘에라스모(ERASMO)’, 6000만 원대 식탁 ‘미자르(MIZAR)’, 3400만 원짜리 흔들의자 ‘무브(MOVE)’ 등이 있다.
수납장과 주방 가구 등 일부 제품은 1억~2억 원대에 달한다. 1억3000만 원짜리 수납장 ‘도무스(DOMUS)’는 자체 LED 조명이 내장된 브론즈 티타늄 소재의 수납장이다. 싱크대·수납가구 등으로 이뤄진 빌트인(붙박이) 주방 ‘GK1’ ‘GK2’ 혼합형(2억 원대)은 현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만 전시돼 있다.
가구업계가 명품 제품군 강화에 나서는 것은 홈퍼니싱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보복 소비 확산으로 불붙은 명품의 인기가 패션 브랜드를 넘어 가구까지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명품 가구의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까사미아 셀렉트 컬렉션의 지난 7월 전체 매출은 올 1월 대비 455% 증가했고, ‘카르페디엠베드’도 출시 첫 달인 5월 대비 지난 7월 매출이 5배 이상 늘었다. 한샘의 프리미엄 가구 매장 ‘넥서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 50% 가량 늘었다.
신세계까사가 수입 판매하는 '카르페디엠 베드' 제품. /신세계까사 제공
신세계까사는 지난 5월부터 스웨덴 럭셔리 침대 브랜드 ‘카르페디엠베드’를 국내 독점 수입 판매 중이다. 신세계까사에 따르면, 모든 제품은 스웨덴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제품 가격대는 10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대표 상품인 ‘산도(Sando)’ 가격은 4000만 원대다. 매트리스와 매트리스 토퍼(매트리스 위에 얹는 매트), 프레임(침대 틀)으로 구성된 침대 세트만 판매하며, 침대 헤드보드(머리 부분)나 다릿발의 디자인도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사무환경 전문 기업 퍼시스도 최근 비즈니스 라운지, 주거 공간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테푸이’ 시리즈를 선보였다. 유명 건축가 ‘빈센트 반 듀이센’이 디자인한 제품이다. 주력 제품인 회의·소파 테이블은 사양별로 △포세린 △무늬목 △페닉스 등으로 나뉘는데, 제품 가격대는 100만 원대부터 1000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퍼시스 관계자는 “높은 품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무실이나 상업 시설 내 고급 인테리어와 가구로 프리미엄 공간을 조성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흐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