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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안 떨어지는데”… 삼성·LG, LCD 철수 시기 놓고 고민

오팔86 2021. 12. 14. 19:01

6개월 만에 32·42인치 가격 하락세 멈춰
연말 TV 수요 확대에 LCD 주문량 늘어
中 업체 가동률 줄어들면서 공급량 제한
삼성, 내년 상반기 LCD 완전 철수 가능성
LG는 생산량 줄여도 광저우서 LCD 생산 계속

 

 

삼성전자가 올해 초 내놓은 85인치 LCD TV 더 프레임 모습. /삼성전자 제공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내림세가 잦아들고 있다. 연말 성수기에 맞춰 TV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세트 업체들이 내년 신모델 출시를 위한 LCD 패널 주문을 앞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LCD 사업 철수 계획을 밝혔다가 생산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철수 시기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 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완전 철수를, LG디스플레이는 생산량 축소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12월 상반월 TV용 32인치 LCD 평균가격은 42달러(약 4만9640원)로 11월 하반월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43인치 LCD 가격도 86달러(약 10만1650원)로 같았다. 32인치와 43인치 패널 가격은 지난 6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6개월 만에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55인치와 65인치 가격은 각각 2.9%, 1.9% 하락했다. 75인치의 하락폭은 1.5%를 보였다. 이는 11월 하반월과 비교해 하락폭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11월 하반월 55인치와 65인치 가격은 각각 29.7%, 19.6% 급락했고, 75인치도 13.6% 하락한 가격을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07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양면 LCD 패널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TV용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잦아든 이유는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TV 수요가 증가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TV 시장인 미국의 경우 연간 TV 판매량의 25~30%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판매된다. 사이버먼데이 등을 포함할 경우 전체 판매량의 40%가 4분기에 판매된다.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공급량이 감소한 것도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잦아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BOE, AUO, CSOT 등 중국 LCD 업체들의 생산라인 평균 가동률은 88.3%를 기록, 전분기 대비 6.2%포인트 줄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여만에 평균 가동률이 9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전방 세트 업체의 패널 재고 축적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년 신규 가동되는 LCD 공장이 없어 패널 공급 면적 증가가 제한, 패널 가격 하락을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LG디스플레이 연구원이 대형 LCD 패널 제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LCD 사업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철수 시기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까지 국내외 LCD 생산라인을 모두 정리, LCD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었지만, LCD 가격 상승으로 충남 아산캠퍼스에 있는 L8-2 라인에서 여전히 LCD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8-2 라인을 내년 1분기 내에,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완전 철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수가 더 늦어질 경우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생산이 연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노트북, 태블릿 등에 사용하는 정보통신(IT)용 LCD 물량으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TV용 LCD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다만 LCD 완전 철수를 추진 중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TV용 LCD 생산을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LCD 가격이 올해 하반기에 빠르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1.5배 비싼 상태다”라며 “OLED로의 전환과 LCD 수익성을 종합해 LCD 사업 철수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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