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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겨울 기우였나” 삼성·SK, 4분기 깜짝실적 전망… 美 마이크론 호실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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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겨울 기우였나” 삼성·SK, 4분기 깜짝실적 전망… 美 마이크론 호실적

오팔86 2021. 12. 23. 11:49

마이크론, 9~11월 매출 33% 증가
삼성전자, 올해 매출 95조 내년 112조 전망
SK하이닉스, 3분기 이어 4분기 최고 매출 예상
‘반도체 겨울’ 예상한 모건스탠리 전망 빗나가
D램 시장 체질 전환이 메모리 반도체 호실적 이유

 

 

 

 

지난 여름부터 반도체 시장을 짓누르던 ‘메모리 겨울론(論)’을 비웃기라도 하듯 업계 3위 미국 마이크론이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4분기 실적이 ‘역대급’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는 “겨울이 오기도 전에 봄이 왔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올해 9~11월 실적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해당 기간 매출은 76억9000만달러(약 9조1740억원), 영업이익은 26억3100만달러(약 3조14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3.1%, 203.8% 늘어난 것이다. 예상 매출 76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였다.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은 회계연도 기준으로 2022년 1분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발표 전 이목이 쏠렸다. 1년 넘게 지속되던 D램 가격 상승세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꺾이면서 다운사이클(장기 불황)을 탔다는 우려가 나왔고, 마이크론 실적은 이런 우려가 어떻게 기업에 반영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졌다.

 

메모리 겨울론은 지난 8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반도체 시장 보고서에 기인한다. 모건스탠리는 당시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넘으며 업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보고서가 나온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아마존 데이터센터 내 서버. /AWS 제공
 
 

모건스탠리의 전망은 올해 하반기 각국에서 백신 접종에 따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잦아들고, 이로 인해 ‘위드 코로나’라는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이 일면서 실현되는 듯 보였다. 경제활동이 다시 시작되면서 정보기술(IT)기기와 PC 수요가 줄고, 이는 곧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실제 지난 10월 D램 고정거래가격이 전분기 대비 9% 이상 떨어지면서 이런 전망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현재 메모리 시장이 가지는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PC 등에 집중됐던 D램과 낸드 시황이 서버용과 모바일용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D램 가격 하락 우려에도 시장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위드 코로나로) 대면 중심의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2년간 소비자들이 경험한 디지털 기반의 뉴노멀 시대에 따라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새로운 디지털포메이션으로 지속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전반적인 사회 트렌드에 맞춰 신규 중앙처리장치(CPU)나 주요 데이터센터의 투자 확대 등으로 서버 중심의 본질적인(펀더멘탈) 수요 지속이 탄탄할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마이크론의 실적도 뜯어보면 데이터센터(서버)용 메모리 수익이 70%쯤 늘었고, 모바일과 자동차 부문 수익은 각각 25%씩 증가했다. 마이크론은 “내년 메모리 출하량 증가로 역대급 실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마이크론의 역대급 실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2위를 달리는 우리 기업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 영업이익만 15조2000억원을 기록, 이 가운데 9조7700억원이 반도체 사업부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분기 최대 D램 출하량을 기록했던 지난 3분기 반도체 사업부가 올린 영업이익 10조원과 비교해 대응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 역시 올해 95조원(메모리 75조원), 내년 연매출 112조원이 전망된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의 경우 서버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PC도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예상보다는 나은 모습이다”라며 “하반기 수요 개선과 함께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SK하이닉스 또한 4분기 12조3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조9660억원과 비교해 55% 증가한 것이다. 전망대로라면 SK하이닉스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한 올해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최고 매출을 기록한다. 또 연간 매출은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당시 기록한 40조4451억원을 뛰어넘는 42조원대가 유력하다.

 

모건스탠리도 부정 전망 넉달 만에 입장을 바꿨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내년 반도체 시장이 7.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초 예상치보다는 낮지만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시장이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반도체 업종 최선호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꼽고 투자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경기 회복 사이클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침체에도 헤쳐 나갈 역량을 갖췄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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