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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장사’ 덕에 최대 실적 4대 금융지주 순이익 15조원 육박

오팔86 2022. 2. 10. 19:57

KB, 신한, 하나, 우리 당기순이익 총합 14조5429억원
증시 침체·비용 증가에 4분기 주춤
올해 실적 ‘대손충당금’ 변수로

 

 

지난해 4대 금융그룹(KB, 신한, 하나, 우리)의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에 육박했다. 가계 대출이 급증한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대출 이자이익이 커진 영향이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WM)·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들도 수수료 수입이 늘면서 수익성 확대에 기여했다.

 

10일 4대 금융그룹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가 지난 한해 동안 거둔 순이익 규모는 전년(10조8143억원)보다 약 35.5% 증가해 14조5429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금융사들이 이자 장사로 번 수익은 총 34조7078억원에 이른다.

 

 

                                                                   그래픽=이은현
 
 

◇ 빚투 · 금리 인상에 역대급 실적 행진

 

KB금융(4조4096억원)과 신한금융(4조193억원)은 지난해 각각 당기순이익 4조원을 넘겼다. ‘4조 클럽’ 첫 진입이다. 실적 1위를 의미하는 리딩금융 경쟁에서는 KB금융이 2년 연속 승기를 잡았다. 하나금융(3조5261억원)과 우리금융(2조5879억원)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이 당기순이익 3조원을 넘은 것은 출범 후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사들의 역대 최대 실적은 대출자산 증가와 4분기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가 이끌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풀린 막대한 돈과 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투자 열풍 덕에 금융사들의 이자먹잇감이 커진 것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 금리가 올라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이 커졌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이 전년보다 늘었다. KB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9조7223억원)보다 15% 가량 늘어 11조2296억원이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약 11% 증가한 9조535억원이다.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5.5% 늘어 7조4372억원이다. 우리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6.5% 늘어 6조9875억원이다.

 

 

◇ 작년 4분기 순이익 감소… “증시 침체·비용 증가 탓”

 

4대 금융지주의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4분기 당기순이익이 일제히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KB금융은 전 분기 대비 55.1% 줄어 586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전 분기 대비 58.8% 줄어 4598억원, 우리금융은 전분기 대비 49.9% 줄어 3900억원, 하나금융은 전 분기 대비 9.1% 줄어 8445억원이다.

 

각 지주 산하 은행들은 4분기에도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이자이익 증가세를 보였으나 증권, 카드,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이 부진했다. 증시가 침체한 탓에 거래대금 및 ELS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다.

 

이와 함께 희망퇴직 비용 발생과 함께 코로나19 등에 따른 대출 부실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쌓는 대손충당금 확대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신한지주는 사모펀드 관련 영업외손실 3047억원, 코로나 충당금 1897억원, 명예퇴직비용 2064억원 등 총 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비용이 잡혔다. KB금융의 경우 희망퇴직 2620억원, 코로나 관련 충당금 등으로 264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해외자회사 추가 충당금 820억원, 사모펀드 관련 고객보상비용 295억원 등도 발생했다.

 
 
 
 

◇ 금융당국 압박에 4분기 대손충당금 늘어… “올해 실적 변수”

 

 

4대 금융그룹은 지난해 4분기 대손충당금을 전분기 대비 늘렸다. 대손충당금은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비용이다.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종료 등 리스크 요소를 감안해 일부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다시 분류하고,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KB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588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73.7% 늘었고, 신한금융은 전 분기보다 109% 늘어 4310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전 분기보다 100.3% 증가한 2250억원, 하나금융은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 분기보다 173%가량 늘어 2340억원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주요 은행들이 제출한 지난해 4분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계획을 상향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시장 불확실성 등 리스크 발생에 대비하라는 의미인데, 금융사의 입장에서는 대손충당금이 늘면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실적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회계 상 자산에서 차감하고 비용으로 잡기 때문에 충당금이 늘면 순이익이 줄어든다.

 

 

                                                                4대 주요 시중 은행.
 
 

업계에서는 대손충당금이 올해 금융사들의 실적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금융당국의 요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충당금 적립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원리금상환 비중, 원리금 상환 유예 등으로 여타 선진국 은행 대비 낮기 때문에 금리 상승과 대출 한도 축소, 상환 유예 중단, 원리금 상환 비중이 커질 경우 대손충당금이 단기간에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 IFRS 회계 기준으로는 차주의 상환 능력보다는 연체·회수율 통계를 근거로 충당금(집합법)을 쌓고 있다. 이는 상환 능력을 기반으로 한 개별법 방식보다 충당금을 과소 적립했음을 시사한다. 지난 2018년부터 IFRS9을 도입해 상환 능력에 맞춰 충당금을 쌓을 수 있도록 했으나 대상을 여신 30억원 이상으로 설정한 후 기준을 낮추지 않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은행에게 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이유라는 해석이다.

서 연구원은 “추가 충당금 적립 수준, 나아가 충당금 적립 방식 변경 여부가 2022년 금융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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