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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로나, 부라보콘, 월드콘, 돼지바의 배신…같은 가격 알고보니 담합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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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로나, 부라보콘, 월드콘, 돼지바의 배신…같은 가격 알고보니 담합

오팔86 2022. 2. 17. 14:48

마진율 합의·가격 인상 담합 드러나
업체들 “의결서 수령 후 법적 대응 검토”
롯데제과·롯데푸드 빙과 사업 합병 제동걸리나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8개 빙과 제조사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공정위 제제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매장 판매가가 똑같아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결국 담합이었네요.”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롯데와 빙그레, 해태제과 등 빙과 제조사들에 가격 담합 혐의로 징계를 부과한 것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메로나(빙그레)·부라보콘(해태)·월드콘(롯데제과)·돼지바(롯데푸드)의 배신’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날 이들 롯데제과(118,000원 ▼ 2,500 -2.07%) 롯데푸드(322,500원 ▼ 6,000 -1.83%), 빙그레(53,100원 ▼ 1,300 -2.39%), 해태제과식품(7,740원 ▼ 30 -0.39%) 등 빙과 제조사가 2016년 2월 15일부터 2019년 10월 1일까지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 및 아이스크림 소매점 거래처 분할 등을 담합했다고 보고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빙그레(388억3800만원), 해태제과식품(244억8800만원), 롯데제과(244억6500만원), 롯데푸드(237억4400만원), 롯데지주(235억1000만원, 2017년 롯데제과 분할) 등 총 1350억4500만원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특히 빙그레와 롯데푸드에 대해선 조사 협조 여부와 법위반 전력 등을 고려해 검찰 고발까지 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빙과 업체들은 지난 2016년 2월 15일 영업 전반에 대한 기본합의를 했다. 이 합의는 추후 ▲경쟁사 소매점 침탈 금지 ▲소매점·대리점 대상 지원율 상한 제한 ▲유통업체 납품가격·판매가격 인상 등의 합의로 이어졌다.

 

 

 

                                                                    그래픽=이은현
 
 

경쟁사 소매점 침탈 금지 합의 후 빙과 업체간 소매점 거래처 침탈은 2016년 719건→2017년 87건→2018년 47건→2019년 29건으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소매점에 대한 지원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소매점에 공급하는 아이스크림의 납품가격 하락을 간접적으로 방지하는 차원의 담합”이라고 규정했다.

 

엡손의 압도적 몰입감

 

2017년 8월경에는 편의점의 마진율을 45% 이하로 낮추는 방식으로 납품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의점의 할인 행사나 덤 증정(2+1) 등 판촉행사 대상 아이스크림 품목 수도 3~5개로 축소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했다.

 

 

                                             편의점 아이스크림 냉동고. /윤희훈 기자  
 
 
 

시중 판매 채널이나 유통채널로 납품하는 아이스크림의 가격을 제품 유형별로 함께 인상하는 가격 담합 혐의도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2018년 1월에는 투게더(빙그레)와 구구크러스터(롯데푸드), 호두마루홈(해태제과), 티코(롯데제과)의 가격을 4500원으로 고정하고, 같은 해 10월에는 구구콘, 부라보콘, 월드콘 등 콘류 제품 가격을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에서 “4개사 팀장 모임에서 A사가 콘 가격을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자, B사와 C사도 내부 보고 후 콘류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빙과 업체들은 이번 공정위의 징계에 대해 “의결서를 수령한 후 검토해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담합 결정으로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빙과사업 부문 합병 등 빙과 사업 재편 작업이 제동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합병 당시 간과했던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담합 조사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각각 전체 빙과 시장의 28.6%, 15.5%를 점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장점유율 44.1%의 아이스크림 업계 공룡 기업이 된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아이스크림 합병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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