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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2년 만의 금리 0.5%P 인상…한은 “예상 부합하나 불확실성 여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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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2년 만의 금리 0.5%P 인상…한은 “예상 부합하나 불확실성 여전”

오팔86 2022. 5. 6. 05:12

파월 “0.5%P 금리인상 두어번 더 고려” 발언
한국은행, 부총재 주재 시장 상황 점검 회의 열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상존…대외 리스크도”
물가·금리 역전 우려, 한은 금리인상 압박 커져

 

 

미국이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시작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나 국내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역시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앞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빨라질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5%에 육박하는 물가 위험에 더해, 미국 기준금리보다 더 높아지는 ‘금리 역전’에 따른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5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우려했던 0.75%P 인상이 아니라)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고 제롬 파월 의장 발언도 다소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과 연준의 연속적인 0.5%P 인상 전망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미국 “몇 차례 더 빅스텝 논의…0.75%P 인상은 고려 안 해”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4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0.25~0.50%에서 연 0.75~1.00%로 0.5%P 올렸다. 0.5%P 인상은 2000년 5월(6.0→6.5%)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연준의 빅스텝은 앞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0.5%P 인상이 논의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언급해서다. 다만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스텝)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빅스텝에 더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계획도 공개됐다.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국채, 정부기관채권, 정부기관 MBS(주택저당증권) 보유량 등을 줄여 나가겠단 것이다. 다음달부터 월 최대 475억달러 규모(국채 300억달러·MBS 175억달러) 감축을 시작해, 오는 9월에는 월 최대 950억달러로 확대하는 양적긴축을 시행한다.

 
 

연준의 이번 빅스텝 단행으로 한국(연 1.50%)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5~0.75%P로 좁혀졌다. 만약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수개월 내 미국의 두번째 빅스텝으로 금리 격차가 사라지고, 세번째 빅스텝이 단행될 경우 더 높은 상태로 역전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
 
 

◇ ‘5% 육박’ 물가 고려…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박 확대

 

연준의 빅스텝이 시작되고, 추가 빅스텝 가능성도 커지면서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JP모건의 경우 한은이 5월을 포함해, 추가로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처럼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와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 역전까지 현실화하면 해외 자금 이탈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라 물가 상승 위험성이 더 커지게 된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이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8% 뛰어,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 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 심리도 매우 강한 편이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데, 이 수준이 높아질수록 경제주체들은 향후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높여 물가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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