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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추격에 바빠진 TSMC, 매년 시설투자에 50兆 쓴다

오팔86 2022. 6. 10. 09:36

투자 대부분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개발에
경쟁사 대비 수율 진전, 기술 개발 자신감
반도체 수요 견고, 공장 가동 예약 꽉 차
삼성전자 지난해 43조 투자, 5년간 30% 확대
“투자 규모보다 공정 과정, 안정적 양산 주목해야”

 

 

                                     대만 북부 신추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팹(공장)12 내부. /TSMC 제공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1위 대만 TSMC가 시설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2위 삼성전자가 앞으로 5년간 시설투자를 30% 늘리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자 TSMC도 시설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10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시설투자에 최대 440억달러(약 55조33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도 400억달러(약 50조2160억원) 이상을 시설투자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애리조나에 계획 중인 신규 공장의 투자비가 제외된 규모다. 업계는 애리조나 공장을 포함하면 TSMC의 올해 시설투자가 500억달러(약 62조85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TSMC는 시설투자 대부분을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 개발을 확대하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류더인(劉德音) TSMC 회장은 “2㎚ 공정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있어 누구도 TSMC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TSMC는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 비율)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고, 그에 맞는 시설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첨단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12인치 웨이퍼. /TSMC 제공
 
 

TSMC는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TSMC가 예상한 전년 대비 올해 매출 증가율은 30%가 넘는다. 이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 24.9%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증가율(29.2%)과 비슷하다. 류 회장은 “이미 올해 공장 가동 예약이 꽉 찬 상태다”라며 매출 30% 성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TSMC는 점유율 2위로 추격 중인 삼성전자를 따돌리기 위해 시설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2.1%로 18.3%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3배 수준이다. 여전히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들어 TSMC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삼성전자의 기세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는 5년 전까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5% 수준에 불과했지만, 패스트 팔로어(fast-follower·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TSMC를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라며 “삼성전자의 목표는 TSMC를 꺾는 것이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경기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매년 시설투자를 늘리며 TSMC를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시설투자 48조2000억원 가운데 90%에 해당하는 43조6000억원을 반도체에 쏟았다. 초미세 공정을 개발하고 생산시설을 늘리기 위해 평택과 중국 시안 등에 대부분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6조7000억원을 반도체 시설투자에 집행하는 등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에는 반도체 초강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시설투자를 30% 더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설투자를 늘려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시설투자 규모보다 공정 개발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과거에는 누가 얼마를 투자했느냐에 따라 기술 수준이 정해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며 “투자 규모보다 첨단 공정 개발에 누가 먼저 성공했고, 누가 안정적인 양산이 가능한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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