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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도 싸게 내놓으면 다 팔립니다… 은평구 보류지 아파트 매각 ‘흥행’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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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도 싸게 내놓으면 다 팔립니다… 은평구 보류지 아파트 매각 ‘흥행’

오팔86 2022. 8. 2. 11:37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보류지 아파트 매각에 성공한 사례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이 소송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주택이다. 최근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수도권에서도 보류지 매각에 수차례 실패한 단지가 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면 호응할 실수요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DMC SK뷰아이파크포레 조감도. / SK에코플랜트 제공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아이파크포레(수색13구역 재개발) 보류지 22가구 경매에서 전용면적 59㎡ 1가구를 제외한 21가구가 매각됐다.

보류지 경매는 조합 측에서 정한 최저 입찰가 이상으로 입찰가를 제출하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지만, 보통 낙찰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낙찰 후 수일 안에 내야 하고 한 달 안에 중도금과 잔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현금 부자들의 리그로 통한다.

 

최근 보류지 아파트는 시장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플레이스(태릉 현대아파트 재건축)가 지난 1일 일곱 번째 보류지 매각 공고를 낸 것이 한 예다. 이 단지는 지난 3월부터 보류지 13가구에 대한 입찰을 6차례 진행했지만, 1가구밖에 매각하지 못했다.

DMC SK뷰아이파크포레의 보류지가 잘 팔린 가장 큰 이유로는 주변 시세보다 다소 저렴한 값에 최저입찰가를 정한 것이 꼽힌다.

 

이번 매각에서 전용 59㎡ 최저입찰가는 7억2550만~8억450만원에 책정됐다. 이웃 단지인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59㎡가 지난 2월 10억4500만원에 매매됐고, 현재 호가가 최고 12억원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최소 2억원 가량 저렴한 가격부터 경매가 시작된 셈이다.

 

조합에 따르면, 이번 보류지 입찰의 평균 경쟁률은 약 5대1이었다. 경쟁자가 많다 보니 일부 가구는 최저입찰가보다 2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최저 입찰가가 9억4050만원인 84A㎡ 한 매물은 12억90만원에 낙찰됐다.

 

또 매각 대상 아파트 상당수가 로얄층인 점도 성공의 원인으로 보인다. 수색13구역은 재작년 일반분양을 끝냈으나,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설계가 변경되면서 각 동의 꼭대기 층에 주택을 더 지었고, 이 물량이 보류지에 추가 됐다.

수색13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보류지 입찰은 조합과 낙찰자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반 분양가보다 높지만 시세를 고려해 적정 가격을 찾았고, 입지가 좋다는 점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 주효해 매각에 성공한 것 같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보류지는 청약 통장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기간에 대부분 현금으로 잔금을 치러야 한다는 단점이 명확하다”면서 “최저입찰가가 시세와 비슷하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굳이 보류지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 일정 부분 시세 차익을 누리는 가격이 돼야 보류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류지는 청약 통장 없이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를 매입하고 빠르게 입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면서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나온 보류지 낙찰이 흥행한 건 그만큼 가격만 맞으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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