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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값 올라” 줄줄이 라면 가격 올린 농심·오뚜기...오너 봉급도 훌쩍 올렸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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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값 올라” 줄줄이 라면 가격 올린 농심·오뚜기...오너 봉급도 훌쩍 올렸다

오팔86 2022. 9. 17. 00:17

오뚜기·농심 등 줄줄이 라면 가격 10%대 인상
작년 혹한기 보냈지만 오너 연봉은 늘어
상반기에도 큰 폭의 임금 상승...삼양 김정수 부회장도 연봉 크게 올라

 

 

 

국내 라면 회사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부진을 이유로 라면의 소비자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는 가운데, 총수 일가의 봉급과 배당금은 오히려 큰 폭으로 올렸다.

회사의 사정이 어렵다면서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은 늘리고, 물가 상승의 부담을 소비자에게만 전가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에 진라면이 진열돼 있다. /뉴스1
 
 
 

16일 오뚜기(463,000원 ▲ 5,500 1.2%)는 다음달 10일부터 대표 제품인 진라면과 ‘진비빔면’, ‘진짬뽕’ 등 라면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 올린다고 밝혔다.

오뚜기의 이번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해 8월 13년 만에 가격 조정을 한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농심(295,500원 ▲ 6,500 2.25%)은 9월 15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올리고, 팔도는 10월 1일 부터 평균 9.8% 인상하기로 했다.

 

이 회사들은 라면 가격을 올리는 이유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높은 환율에 따른 수입 비용 부담 증가” 등을 공통적으로 꼽는다. 이 외에도 물류비 등 제반 비용이 치솟아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오뚜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08년 이후 라면 4사의 가격 인상은 오뚜기가 2회로 가장 적었고, 농심과 팔도가 각 4회, 삼양식품이 3회 인상했다”며 경쟁사의 가격 인상 이력을 알리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라면 회사들은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시장점유율 1위 농심은 지난해 매출 2조6630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1년 전보다 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96억원으로 전년대비 33.2% 감소했다.

 

그러나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이 회사가 사상최대 이익을 낸 해였다. 실적 악화는 재료값 인상보다는 역기저 효과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농심(295,500원 ▲ 6,500 2.25%)의 국내 기준 영업이익은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농심의 상반기 매출은 1조49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4% 늘었고,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15.4% 감소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7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666억원으로 전년보다 16.1% 줄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들어 실적 반전에 성공했다. 오뚜기의 영업이익은 23.5% 늘어난 1067억원으로, 2020년(1101억원) 이후 2년 만에 반기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삼양식품(110,500원 ▲ 3,500 3.27%)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3%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6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순이익은 563억원으로 17.1% 감소했다.

다만 삼양식품도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은 286억원에서 518억원으로 81% 급증했다.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26개 라면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신라면은 10.9%, 너구리는 9.9%, 짜파게티는 13.8% 올랐다. /뉴스1
 
 

이런 실적 증가에 힘입어 라면 회사 오너 일가가 가져간 봉급은 큰 폭으로 늘었다. 대표적인 곳이 농심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3억9415만원을 받았다. 이는 신 회장의 지난 2020년 연봉인 10억5975만원보다 32% 가량 증가한 것이다.

 

직급 변동에 따른 급여 인상이라고 농심측은 당시 설명했으나,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언급하며 가격 인상의 당위를 설명한 것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행보다.

 

신 회장의 보수는 올해에도 늘었다. 상반기 7억3700만원으로, 부회장직을 맡고 있었던 지난해 상반기(5억7645만원)보다 21%나 증가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도 지난해 연봉이 크게 올랐다. 그는 연봉으로 9억9666만원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연봉이 전년 대비 192% 늘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지난해 연봉 8억1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연쇄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시키며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오너 일가의 봉급은 큰 폭으로 인상하는 농심 등 라면 회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달 26일 당시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을 비판하며 “소맥분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은 알겠다”면서도 “독과점 시장 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인상이 동종업계를 비롯해 식품 시장 및 외식 물가의 연쇄적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여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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