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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가이드
“산타 말고 폭락 예상”… 美 나스닥 하락에 베팅 늘리는 서학개미 본문
나스닥 하락 폭의 3배만큼 수익 얻는 SQQQ
이달 들어 상승 베팅하는 TQQQ 앞질러
전문가들 “당분간 증시 반등 어려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앞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지만, 이달 들어서는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모습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나스닥 하락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SQQQ) 상장지수펀드(ETF)를 3794만 달러(약 490억원) 순매수했다. SQQQ는 나스닥 100지수 하루 하락 폭의 3배를 추종하는 ETF로, 나스닥지수가 1% 하락하면 3% 이익을 얻는 투자 상품이다. 반대로 나스닥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손실이 발생한다. SQQQ는 이달 들어 서학개미의 순매수 4위 종목에 올랐다.
SQQQ와 함께 서학개미의 투자 자금이 몰렸던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ETF도 여전히 순매수 상위권에 올라가 있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는 TQQQ를 1046만 달러(약 136억원) 순매수했다. TQQQ는 SQQQ와는 반대로 나스닥지수 상승의 3배를 추종하는 ETF로, 나스닥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이익을 얻는다.
지난 9월에는 서학개미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SQQQ와 TQQQ가 나란히 이름을 올릴 정도로 지수 상승과 하락 사이 의견이 팽팽했다. 지난달에는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TQQQ 순매수 금액이 2542만 달러(약 328억원)로 SQQQ(1745만 달러·약 225억원)를 앞질렀는데 이달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올해 연초부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한 가운데,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33.4% 급락했다. 이에 따라 상승에 베팅하는 TQQQ는 79% 폭락했고, 하락에 베팅하는 SQQQ는 82% 급등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대신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지수 상승보다는 하락을 점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망은 당분간 주가가 올라가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CIO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4분기에 3000~330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금보다 20% 넘게 빠진 수치다. 윌슨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비용 압박과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며 “증시는 약 1년 전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위험을 무시했는데 지금은 실적 위험을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12월 FOMC를 변곡점으로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기대를 반영하며 올라섰던 2차 베어마켓랠리(10월13~12월14일)는 마침표를 찍었다”면서 “현재 증시는 산타랠리 시작의 경계점에 와있지만, 올해는 산타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는 증시가 저점을 지나가는 국면으로 단기적으로 산타랠리 부재에 따른 증시 하락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