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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 인상’ vs ‘동결’ 팽팽히 맞선 1월 금통위…이창용 총재 캐스팅보트 행사할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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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 인상’ vs ‘동결’ 팽팽히 맞선 1월 금통위…이창용 총재 캐스팅보트 행사할까

오팔86 2023. 1. 31. 18:53

추가 금리인상 놓고 3대3으로 나뉜 금통위
매파 위원 3명 “물가 2% 목표 수렴할 때까지 긴축”
“인플레이션은 ‘입법 없는 과세’”
비둘기파 위원 “금리 인상, 실물경제에 악영향”
최종금리 3.5% VS 3.75% 중 어느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0.25%포인트(p) 올린 올해 첫 회의에서 향후 추가 인상을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위원 3명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에 수렴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위원 2명은 “현재 금리 수준은 충분히 긴축적이라 경제활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나머지 1명은 1월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면서도 향후 추가 금리인상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 금통위 내 의견이 3대3으로 나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창용 총재가 캐스팅보트(최종 결정권)를 행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스1
 
 

한국은행이 3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1월 13일 개최)을 보면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경기보다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명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 안정 목표인 2%에 수렴하는 추세가 확인될 때까지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음달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물가상승률의 하락세는 공급 요인과 일시적 요인인 석유류와 농축산물 등의 기여도가 크게 낮아진 데 기인하며, 중기 물가 목표 2%에 견줘 볼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입법 없는 과세’이며 실물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소득층에 더 큰 해악을 미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위원은 “추가적으로 한·미간 정책금리 격차가 크게 확대되면서 외환부문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종금리 수준을 5.1%로 제시했는데, 앞으로 기준금리를 0.25%p씩 두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파 성향의 또 다른 위원은 “앞으로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당분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흐름이 예상되나, 현재와 같은 높고 지속성 있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장세 둔화는 감내할 필요가 있다”며 “거시경제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되찾기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추세가 확인될 때까지 긴축적 정책기조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긴축적인 영역으로 진입한 만큼, 앞으로는 기조적 물가 압력을 제어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착을 유도하는 것이 정책 운용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급증으로 누증된 금융불균형을 완화하는 차원에서도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해당 위원은 “최근의 주택가격 하락이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가운데 부동산 부문과 가계부채에 누적된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高)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한 한 위원은 “물가상승률이 빠른 시일 내에 목표 수준 가까이 수렴될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필요시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한다”며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충분한 기간 동안 유지하는 것이 그동안 과도하게 증가해온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원활히 하고 우리 경제의 장기적 건전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3/뉴스1
 
 

반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낸 주상영·신성환 위원은 추가 금리인상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중 한 위원은 “현재의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수준에서 추가 긴축으로 얻을 수 있는 추가적 편익은 매우 작거나 불확실해 보인다”며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경제 활력이 과도하게 위축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한·미 정책금리 격차 확대가 반드시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연준의 추가 긴축에 따른 정책금리차 확대를 우려할 수 있겠으나, 내외금리차가 환율과 자본이동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간 성장 격차, 각국의 금융상황, 주요국 대비 달러화 가치의 움직임 등 국가 고유 요인과 글로벌 공통요인 및 전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금리 인상에 반대한 또 다른 위원은 “그동안의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있으며, 올해 경기가 당초 예상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재 금리수준이 상당히 긴축적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해당 위원은 7회 연속 금리 인상의 근거였던 높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내년 이후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민간신용 누증, 부동산가격 조정 속도 등이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외금리차가 외환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금리를 동결을 주장했다.

 

나머지 위원 1명은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1월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데 동의하면서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입장을 취했다. 해당 위원은 “향후 기준금리 운영에 있어서는 물가상승률이 현재의 전망대로 둔화 흐름을 이어간다면 실질금리의 상승에 따른 경기부진과 금융안정 리스크 측면의 부담을 감안해 추가 인상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연 3.75%와 3.5%로 절반씩 갈리면서 이창용 총재가 2월 금통위에서 캐스팅보트(최종 결정권)를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통위는 다수결로 금리 결정을 내리는데, 총재는 3대3으로 의견이 나뉘었을 때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다. 지난 1998년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맡은 이후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사례는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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