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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동결도 인상도 아닌 보류…물가 부담에 고심 깊어진 당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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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동결도 인상도 아닌 보류…물가 부담에 고심 깊어진 당정

오팔86 2023. 4. 1. 03:46

당정,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 잠정 보류
여당·기재부, ‘속도 조절론’ 통했나
산업부 “요금 동결은 아냐…조속한 시일에 조정안 발표”

 

 

 

당정이 31일 2분기(4~6월)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을 보류했다. 사진은 30일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전선들의 모습. /뉴스1
 
 

정부와 여당(당정)이 31일 2분기 전기·가스요금 발표를 보류했다. 물가 안정과 에너지 가격 현실화라는 딜레마 속에서 요금 인상·유지에 대한 결정을 유보하는 미봉책을 내놓은 셈이다. 하지만 요금 인상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터라 당정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당정은 서민생활 안정,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 물가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공기업 재무상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조속한 시일에 전기·가스요금 조정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점이나 방향성은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당정 모두 전기·가스 요금 인상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민생 물가 부담 확대와 정부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인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정은 이날 오전 협의에서 인상 여부와 인상 폭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최종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정 협의 후 “인상 시기와 폭에 대해 산업부가 여러 안을 제시했다”며 “한전과 가스공사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하고 에너지 가격 변동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당과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공공요금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에너지 당국인 산업부와 한전·가스공사는 적자 구조 완화를 위한 단계적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었다.

 

 

 

국민의힘 박대출(가운데) 정책위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성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 박 의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당정 협의 전까지만 해도 ‘에너지 요금 현실화’에 따른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협의가 진행되면서 물가 부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득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요금 인상보다 공공기관의 자구 방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여기에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정권 지지율 하락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보류 결정으로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산업부는 당정 협의 관련 보도자료에서도 “당정은 전기·가스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면서도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을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 관련 공기업, 에너지 전문가 및 소비자 단체 등 이해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에너지 요금 조정 필요성, 파급효과 및 제도개선 방안 등을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의견수렴 기회를 충분히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당정이 2분기 전기·가스 요금 결정 마지노선인 이날까지 최종 인상 여부 및 인상 폭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당분간 전기요금은 1분기 요금인 kWh(킬로와트시)당 146원이 그대로 적용된다. 한전은 “2분기 추가 전기요금 조정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도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인식은 당정 모두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와 한전이 여전히 추가 요금 조정을 언급하는 만큼 당정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2분기 가스 요금도 기존 요금 체계가 그대로 유지된다. 산업부는 올해 가스요금을 메가줄(MJ)당 10.4원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MJ당 10.4원 인상은 지난해 가스요금 인상분의 2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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