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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쇳덩이로 533t 원자로 제작… 두산 창원 공장

오팔86 2023. 5. 16. 13:49

지난 16일 두산에너빌리티(15,790원 ▲ 410 2.67%)의 창원 단조공장. 두산에너빌리티는 공사를 재개한 신한울 원자력 발전소 3·4호기의 주기기를 제작한다.

 

안전이 생명인 원전에서 원자로는 핵연료를 감싸는 핵심 설비로, 기밀성과 안전성이 생명이다. 이 때문에 쇳물을 붓는 방식(주조)으로 구조물을 제작하고 이를 다시 초대형 프레스로 두드려 단단하게 만드는 공정(단조)을 거친다. 이음매를 최소화하기 위한 과정이다.

 

신한울 3·4호기의 주기기 소재로 쓰일 소형 버스 한 대만한 쇳덩어리의 온도는 1200℃. 이를 프레스가 두드리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약 20m 떨어진 곳에서도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단조공장에서 작업중인 증기발생기 소재./두산에너빌리티 제공
 
 

한국 표준형 원자로 APR1400의 원자로는 높이 14.8m, 직경 5.5m, 무게 533톤(t)에 달하는 거대 구조물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직접 쇳물을 제작하는 전기로 등 주조 공정과 여기서 생산된 쇳덩어리(잉곳)를 두드려 더 튼튼하게 만드는 단조 공정을 직접 한다.

 

단조 공정에서 쓰이는 1만7000t 프레스는 높이 23m, 너비 8m로, 4개 기둥(column) 방식의 프레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성인 남성 24만명이 동시에 누르는 힘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원전 주기기 외에 초대형 선박 엔진 내부의 대형 회전축(크랭크샤프트)과 제철소 압연용 롤 등도 이곳에서 만든다. 여의도 1.5배 크기의 공장 부지 곳곳에는 워낙 대형 구조물이 많아, 약 5m 크기의 압연용 롤 반제품은 크다는 느낌조차 주지 못했다.

 

단조 공정은 대장간에서 모루 위에 쇳덩어리를 놓고 망치로 두드리는 장면이 연상되지만, 이날 첫 작업은 프레스가 쇳덩어리를 수 초간 꾹 누르는 형태로 진행됐다. 쇳덩어리와 프레스가 너무나 육중해서다. 공기와 만나 냉각된 쇳덩어리의 은색 표면이 떨어지고, 다시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 내부가 드러나는 과정이 반복됐다.

 

 

이 과정을 거친 거대한 쇠그릇 형상의 반제품은 인근 원자력공장으로 이동해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로 탈바꿈한다.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비즈니스그룹)장(부사장)은 ”소형모듈형원자로(SMR)의 소재도 이 1만7000t 프레스에서 작업한다”면서 “단조품 등 소재 완제품을 만드는데 보통 7~9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원자력공장은 총 5개 동이 있는데 이중 2개 동은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와 SMR 제작 준비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단조 시간표를 고려해 오는 7월부터 원자력공장의 1, 2동을 뉴스케일 제품 작업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뉴스케일의 SMR 소재인 대형 단조품, 증기발생기 튜브, 용접자재 등의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이 소재는 2029년 준공 목표로 아이다호주에 건설하는 462㎿ 규모의 CFPP(Carbon Free Power Project) 발전소에 들어갈 원자로 모듈 6대에 사용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말에 SMR 기기 제작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뉴스케일 기기 제작에 쓰일 공장과 높이와 폭이 같은 공장 중 한 곳을 공개했다. 작은 빌딩 높이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는 처음에는 눕혀서 제작하다 후반부에는 수직으로 세워 작업을 한다.

 

두산에너빌 공장 안에는 제작중인 제품이 많지 않았다. 주고객인 전력 당국의 원전 발주가 지난 수년간 중단된 결과다. 이날 착수에 들어간 신한울 3·4호기와 뉴스케일 SMR 등의 제작이 본격화되면 작업량이 순차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원자력공장은 늘어날 작업량을 소화하기 위해 150명 수준이던 기술진을 21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원자로헤드 / 두산에너빌리티
 
 

이날은 유지·보수 작업을 위해 제작중인 한빛 5호기의 교체용 원자로헤드와 신고리 3호기의 증기 발생기, 사용후 핵연료의 이송·저장용으로 쓰는 철제 용기(캐스크) 등의 제작이 이뤄졌다. 교체용 원자로헤드 앞에 설치된 NPIIS시스템(nuclear production integrated information system)은 작업 과정은 물론 용접용 부재의 이력까지도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증기 발생기는 이날부터 천천히 돌아가는 두께 670㎜짜리 물레 위에서 하단부의 튜브시트라는 부분에 보호막을 덧씌우는 클래딩 용접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해당 작업에만 약 3주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처럼 꼼꼼한 작업을 거쳐 증기 발생기는 제작에 총 52개월이 소요된다.

 

 

기사원문보기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3/05/16/NMGMLP5ZIFEVXH3YNV4DZAT4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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