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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샀던 구찌·발렌시아가, 百 매출 20% 떨어졌다

오팔86 2023. 8. 28. 22:49

불황에 바뀐 명품 브랜드 지도
‘플렉스 패션’ 가고, 티 내지 않는 ‘올드 머니 룩’ 유행
‘4대 명품’으로 불리던 구찌, 디올에 자리 내주나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명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명품 브랜드 지도가 바뀌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A 백화점 구찌 매출은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생로랑(-25%), 발렌시아가(-21%), 보테가베네타(-19%), 알렉산더 맥퀸(-17%) 등도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최고급 명품 브랜드는 한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한때 에루샤에 이어 ‘4대 명품’으로 꼽힐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명품 수요 감소와 트렌드 변화의 영향으로 사세가 약해졌다.

 

 

                                                                                     그래픽=정서희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명품 매출은 작년까지만 해도 월별 매출 증가율이 40%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들어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보복소비가 증가하며 수혜를 누렸으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명품 수요가 줄면서 증가세가 둔화했다.

 

A 백화점 관계자는 “불황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명품을 구매할 예산이 줄면서 샤넬이나 루이비통처럼 오래 쓸 수 있는 클래식 명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고급스럽고 절제된 패션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래퍼 등 신흥 부자들을 중심으로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부상하면서 큰 로고와 형형색색의 문양, 과장된 형태를 앞세운 구찌와 발렌시아가 등이 인기를 끌었다. “잇츠 쏘 구찌(It’s so Gucci)”라는 말이 ‘멋지다’와 동의어로 쓰이기도 했다.

 

 

 
올드머니 패션의 정석을 보여준 배우 기네스 펠트로. 펠트로는 앞서 스키 리조트 사고로 법정에 수차례 출석했는데, 정숙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옷차림으로 올드머니 패션 트렌드의 아이콘이 됐다. /REUTERS 뉴스1
 
 

하지만 최근에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고상한 패션이 호응을 얻고 있다. 패션계에선 이를 ‘조용한 명품(Quiet Luxury)’이라고 표현한다. 상속으로 부(富)를 축적한 최상류층 소비자들이 명품인 걸 드러내지 않는 단조롭고 기품 있는 옷차림을 즐기는 걸 빗대 ‘올드 머니(Old money) 룩’이라고도 부른다.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스키 리조트 사고로 법정에 출석하면서 선보인 차림새처럼, 캐시미어나 실크 같은 고급스러운 소재의 옷을 정숙하게 입는 식이다. 대표 브랜드로는 랄프로렌, 로로피아나, 브루넬로 코치넬리, 더로우, 디올 등이 꼽힌다.

 

상황이 이렇자 구찌와 발렌시아가,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등을 보유한 프랑스 명품 그룹 케어링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매출은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핵심 브랜드인 구찌의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4%, 1%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경쟁 회사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13%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케어링은 지난 6월 프랑스 고급 향수 브랜드 크리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이탈리아 명품 발렌티노의 지분 30%를 인수하는 등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다음 달엔 마르코 비자리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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