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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 아낀다고 바꿨는데”…급발진 의심 사고 증가, 불안한 전기택시

오팔86 2023. 9. 1. 18:26

전기택시, 올 들어 전국 10건 이상 급발진 의심 사고
작년 말 기준 전국 운행 택시 10대 중 1대는 전기차
“연료비 부담 확 줄였지만, 사고 소식에 불안감”
“전기차 배정 받은 승객 호출 취소하는 경우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운행 중인 전기택시. /뉴스1
 
 

#지난 6월 경기도 수원시에서 운행 중이던 전기 택시가 도로 시설물을 들이받고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영상에서 택시가 도심 내에서 비정상적인 속도로 달려와 시설물과 충돌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60대 전기 택시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경기도 광주시에서 발생한 전기 택시 급발진 의심 사고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70대 운전자는 차량이 갑작스레 빠른 속도를 내자 당황하며 핸들을 조작한다. 차량은 마주 오던 차와 충돌한 뒤에 멈췄다. 운전자와 가족들은 급발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잇따른 전기 택시 급발진 의심 사고에 전기 택시 운전자와 승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전기 택시 운전자들은 액화석유가스(LPG) 택시보다 저렴한 유지비 때문에 1000만원 이상 비싼 전기차로 교체했지만, ‘혹시 내 차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호출한 택시가 전기 택시로 배정되자 호출을 취소하는 승객도 속출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전기 택시 사고 발생 수가 늘어나는 데 주목하면서도 실제 급발진 가능성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1일 경기도 수원에서 전기 택시를 운행 중인 60대 김 씨는 최근 인근에서 발생한 전기 택시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해 “사고 소식을 듣기는 했다”면서도 “과거 LPG 택시를 운행할 때 하루 5만~6만원을 연료비로 썼는데, 전기차로 교체한 뒤 하루 연료비가 1만원 수준까지 내려갔다. 그냥 운행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에서 만난 60대 전기 택시 운전자는 “사고 뉴스를 접하면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 차는 그렇지 않을 거로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국내서 올해 들어 지난 8월 말 기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전기 택시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는 10건 이상으로 집계된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 경남, 경북, 전북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걸쳐 한 달에 1건 이상 꼴로 발생했다. 교통사고를 주로 다루는 한문철 변호사도 “최근 전기차 급발진 의심 사고 영상이 많이 제보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 택시 급발진 의심 사고가 증가한 것은 전기 차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록된 택시 중 전기 택시 비중은 37.9%다. 지난 2018년 1%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현재 운행 중인 전체 택시 가운데 전기 택시 비중은 10%에 이른다. 한 택시조합 관계자는 “법인택시보다는 개인택시들이 세제 혜택, 유지비 등을 고려해 LPG차에서 전기차로 많이 전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제주도에서 운행 중인 전기택시. /조선비즈DB
 
 

전기 택시는 초기 구매 비용이 내연기관 택시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 그러나 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 나오면서 유지 비용으로 차량 가격을 상쇄할 수 있게 됐다. 체감상 기존 LPG차와 비교해 3~4배 이상 연료비가 저렴한 것 같다는 게 전기 택시 운전자들의 설명이다. 엔진오일도 교체할 필요가 없어 소모품 교체 부담도 덜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뚜렷한 단점도 존재한다. 바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비율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국내 휘발유차 급발진 의심 차량 신고는 총 7건, 전기차는 4건이다. 같은 기간 국내에 등록된 휘발유차는 약 1225만대, 전기차는 약 48만대다.

 

이 때문에 승객들 사이에선 전기 택시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방에서 전기 택시를 운행 중이라는 한 운전자는 “급발진 의심 사고 소식이 알려지면서 앱으로 택시를 호출한 뒤 전기 택시로 배정받자 취소하는 승객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에서 전기차 급발진 의심 사고 영상을 접한 일부 시청자들이 “전기차는 거른다”, “무서워서 못 타겠다”는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들 대부분이 (본인의) 착각이었다는 판단으로 결론 나는 게 대부분”이라면서도 “제조사도 계속되는 사고를 고려해 발 외에 가속페달을 제어할 수 있는 여러 기능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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