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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원조' HP, 대규모 감원…주력사업 프린터는 어떻게

오팔86 2019. 10. 11. 15:34

미국 실리콘밸리의 원조 기업 HP가 다음달 1일부로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맞이한다. HP의 새 수장은 스페인 태생의 엔리케 로레스 사장이다. 그는 30년 전 HP에서 인턴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HP맨’이다.

로레스 차기 CEO는 공식 취임에 앞서 이달 초 최대 9000명(희망퇴직 포함)에 달하는 직원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약 10억달러(1조2000억원)의 비용절감과 함께 비대한 조직을 슬림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HP의 주력 사업인 프린터를 앞으로 어떻게 키워나갈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1위 프린터 회사 HP가 새 CEO를 맞아 몸집을 줄이고 다시 날 수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는 HP 본사./AFP 연합뉴스

 

 

◇ 차기 CEO는 스페인 태생 ‘HP맨’…최대 9000명 감원 계획

HP는 1939년 스탠퍼드대 동창인 빌 휼렛과 데이브 패커드가 창업한 기업이다. 실리콘밸리의 허름한 차고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전자회사로 성장했다. HP는 지난 2015년 PC와 프린터 등 소비자용 제품을 만드는 ‘HP’와 서버(대형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기업용 제품을 만드는 ‘HPE(휼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로 분리됐다.

HP를 이끌 로레스 차기 CEO는 스페인 마드리드 태생으로 발렌시아기술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스페인 에사데비즈니스스쿨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HP가 지난 2017년 삼성전자의 프린터 사업을 10억5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를 주고 인수했을 당시 이를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로레스 차기 CEO의 첫 승부수는 대규모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이다. 전체 인력(5만5000명)의 최대 16% 수준인 9000명의 직원을 내보내 인건비를 줄인다는 것이다. 감원은 2022 회계연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HP의 대규모 감원계획에 대해 "로레스 차기 CEO가 프린터 판매 부진을 회복시키고 회사를 변화시키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 디지털 시대 프린터 사업 고전…미래 불확실

HP는 ‘디지털’이라는 바람을 맞아 고전하고 있다. 2019 회계연도 3분기에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146억달러(17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프린터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49억달러(5조8000억원)에 그쳤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HP가 대량 생산이 가능한 3D 프린터를 만드는 주요 업체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도 "많은 업무가 디지털화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HP의 전통적 사업방식은 프린터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소모품인 잉크 카트리지를 통해 수익을 냈다. 하지만 고객들이 중국 등에서 제조된 저가 잉크를 사용하면서 사업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프린터를 싸게 파는 대신 고객들이 HP로부터 잉크를 구매하게 하거나, HP로부터 잉크를 사지 않는 고객은 HP 프린터를 비싸게 구매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문서 출력양이 줄고 프린터 의존도도 낮아지고 있다"면서 "세계 프린터 1위 기업인 HP가 앞으로 어떤 사업전략을 취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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