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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은 “수수료 인상 없다”지만, 음식점 업계는 “배달료 광고료 등 인상해 치킨 3만원 될 것” 걱정 본문
배민·요기요 등 점유율 90%로 시장 장악
"수수료 인상 아닌 다른 형태로 비용 인상 우려"
"배달의 민족은 사실상 배달 서비스를 사용하는 업주와 소비자들이 키운 것인데, 독일 기업에 판다고 하니 배신감이 드네요."
"지금까지 배달의 민족, 요기요가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경쟁했는데, 두 업체가 합병하면서 시장이 독점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경쟁이 사라진 상황에서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수수료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올리겠죠."
국내 1위 음식 배달 서비스 앱 배달의 민족이 요기요(2위)·배달통(3위) 서비스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시장 독점으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 인상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대체로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국내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은 1위 배달의 민족(점유율 56%)과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34%)·배달통(10%)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두 업체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중개 수수료 인하, 할인 정책 등을 경쟁적으로 펼쳤다.
요기요는 매달 9900원을 결제하면 앱 내 모든 메뉴를 10회, 3000원씩 자동 할인하는 ‘슈퍼 클럽’과 월별 다른 업체의 할인을 제공하는 ‘슈퍼 레드위크’ 등을 진행했다. 배달의 민족도 지난 4월 선착순 1만명에게 ‘공짜 치킨’을 제공하는 등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다.
배달의 민족이 요기요,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자 수수료 인상 등 시장 독점으로 인한 폐해가 우려되고 있다. /각사 제공
하지만 두 업체가 합병, 시장 90%를 장악한 이상 굳이 출혈경쟁을 펼칠 이유가 없어졌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 13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됐다. 시장은 곧바로 할인 혜택을 줄이거나 수수료 등을 인상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운영 방침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배달의 민족은 중개 수수료가 없다. 대신 배달 앱 화면에 상호명을 노출하는 ‘울트라 콜’ 서비스를 월정액 8만원에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의 중개 수수료는 기본 12.5%다. 다만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 10% 미만이다. 여기에 앱 상단에 노출되는 상품 ‘우리동네 플러스(월정액 7만9900원)’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모두 외부 결제 수수료 3~3.3%가 별도로 붙는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사실상 한 업체가 되면서 협상력이 커진 만큼 작은 배달 음식점보다는 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를 상대로 수수료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 앱을 사용하고 있는 한 치킨집 사장 역시 "시장 내 경쟁 구도가 사라진 만큼 수수료나 광고비 인상이 이전보다 잦아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의 민족에 반 강제로 광고하는데 월 24만원가량이 들어가고 배달 대행료 3000원(5000원 중 2000원은 소비자 부담)을 더하면 1만8000원짜리 인기 치킨을 팔았을 때 남는 게 별로 없다"며 "배달의 민족이 추후 수수료가 아닌 다른 형태로 광고 등 앱 사용료를 올리면 사실상 3만원짜리 치킨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국 가맹점주 협의회도 배달의 민족 매각으로 인한 시장 독점 상황을 우려했 다. 협의회는 지난 16일 논평을 내고 "한개 기업으로 배달 앱 시장이 통일되는 것은 자영업 시장에 고통을 더하게 될 것"이라며 "90% 이상의 배달 앱 시장이 독일 자본의 지배를 받게 되면 각종 수수료 인상과 횡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배달 플랫폼이 수수료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일을 막기 위해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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