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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2분기 '어닝쇼크'...구광모 반전 카드는(종합)

오팔86 2019. 7. 23. 17:51

LG디스플레이가 2분기(4~6월)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중국의 LCD(액정표시장치) 저가 공세가 강해지고 있는데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탓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실적 악화를 겪으며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LG디스플레이가 반전 계기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3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3687억원, 매출 5조 35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손실은 61.6% 늘고, 매출은 5%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첫 공식 일정으로 LG사이언스파크를 찾은 구광모(오른쪽) LG 회장이 투명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LG디스플레이의 이번 실적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320억원, 매출 5조8788억원 보다 악화됐다. 또 2분기 증권가 실적예상치(컨센서스)인 영업손실 2846억원, 매출 5조 9355억원보다도 더 나쁜 수준이다. 예상보다 적자폭은 커지고, 매출은 더 위축됐다.

◇5년 연속 ‘1조 흑자’ LG디스플레이, 연간 적자 예상까지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매해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해온 LG그룹의 ‘캐시카우’다. 그러나 구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부터는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 (17,100원▲ 250 1.48%)는 지난해 영업이익 928억원, 매출 24조3365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7년보다 각각 96.2%, 12.4% 줄었다. 증권가는 올해 LG디스플레이가 3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 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실적 악화 배경에는 중국 기업의 부상이 있다. BOE·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 기술·생산력에서 한국을 따라잡은지 오래다.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LCD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달 하순 들어 LCD TV 패널은 65인치가 198달러, 55인치가 1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52달러, 158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에서 10개월만에 각각 21.4%, 19.6% 떨어진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W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중소형인 플라스틱OLED(POLED) 사업에서는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에 밀려 적자를 메꾸지 못하고 있다. 흑자 전환이 요원한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POLED 시장에 치고 들어오며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조형물 ‘더 로즈’. /LG디스플레이 제공

 

 

일각에선 2011년 말 인사에서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후 8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한 부회장은 취임 후 3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2013년 사장, 2015년 부회장으로 연달아 승진해왔다.

◇ OLED ‘올인’ 승부수… 4분기 부터 투자 효과 볼 듯

업계의 관심은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승부수는 OLED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8월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양산에 돌입한다. 이 공장이 완전 가동하면 현재 월 7만장인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생산량은 13만장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패널 원판을 다양한 크기로 잘라내 버리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MMG(Multi Model On Glass) 공정을 8.5세대 라인에 적용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경기도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대형 OLED 공장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추가 투자로 2022년 월 3만장을 목표로 했던 이 공장의 생산량은 2023년 상반기까지 4만 5000장까지 늘어나게 된다.

중소형 OLED에선 하반기 애플 납품설( 說)이 흘러나오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광저우·애플 효과는 올해 4분기에야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OLED 추가 투자 결정에 따른 비용도 현 시점에선 부담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도 LCD 실적에 대한 우려가 계속돼 즉각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힘들겠지만, 중소형·대형 OLED 사업에서 영업환경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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